엔비디아·AMD 칩, 중국 수출 시 라이센스 의무화…미중 반도체 전쟁의 심화

 

목차

 

최근 미국 정부가 고성능 반도체 칩의 대중국 수출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또 한 번의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와 AMD가 중국에 자사 칩을 수출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라이선스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는 방침이 강화되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핵심 요약

2025년 4월 기준, 미국 상무부는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방지를 이유로, 고성능 AI 및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칩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허가제’로 전환했습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의 A100, H100, 그리고 AMD의 MI300 시리즈와 같은 첨단 GPU 제품은 중국 수출 시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 조치는 단순한 수출 규제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적인 '장기전'으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합니다.

왜 미국은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미국 정부는 중국이 고성능 AI 칩을 이용해 군사 기술 및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AI는 미래 전쟁의 핵심 기술로, 반도체를 통해 전자전, 자동화 무기, 위성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사력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자국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죠.

엔비디아와 AMD의 대응

엔비디아는 이미 2023년부터 중국 시장에 특화된 '축소형' AI 칩(예: A800, H800 등)을 공급해 규제를 우회하려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이러한 다운그레이드 버전조차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AMD 역시 MI200, MI300 시리즈의 수출이 제한되며, 인공지능 및 슈퍼컴퓨팅 관련 수요가 높은 중국 내 고객사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반응과 자체 기술 개발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반도체 자립 가속화를 선언했습니다. 실제로 화웨이는 2023년부터 자체 칩인 'Ascend' 시리즈를 개발하며 AI 칩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SMIC 등의 중국 파운드리 기업 역시 기술 내재화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엔비디아, AMD 수준의 칩을 자체 생산하기엔 기술적 격차가 존재합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미국산 칩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탈피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시사점

이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와 AMD의 매출 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1. 대체 수요 확대
   중국 외 국가들—특히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의 AI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및 AI 연구 인프라 확대를 통해 엔비디아와 AMD는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2. 가격 협상력 강화
   제한된 공급 상황에서 수요가 높아질 경우, 공급자 입장에서 가격 협상력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 학습에 필요한 GPU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단가 인상의 여지가 충분합니다.
3. 정부 수혜 기업으로의 포지셔닝
   미국 정부의 전략적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엔비디아·AMD 같은 기업은 '안보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향후 보조금,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중국 관련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이라면 이 조치가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중국 매출이 전체의 약 20~25% 수준이었던 만큼, 향후 몇 분기 실적 발표 시 이 부분에 대한 시장 반응이 클 수 있습니다.

 

이번 라이선스 의무화 조치는 단순한 기술 수출 규제가 아니라, 세계 반도체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면밀히 살피며,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과 정부 정책 수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AI, 반도체, 고성능 컴퓨팅 등의 분야는 앞으로도 정치·외교적 이슈에 따라 급격한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기회 포착을 위한 꾸준한 정보 수집이 중요합니다.